작년에 켰던 그 에어컨, 그대로 켜실 건가요?
2026년 봄, 날씨가 제법 포근해졌습니다. 이제 곧 낮 기온이 오르면 에어컨을 가동해야 할 시기가 찾아옵니다. 그런데 작년 여름, 에어컨을 끌 때 났던 시큼한 걸레 냄새 기억하시나요?
그 냄새의 정체는 바로 '곰팡이'입니다. 겨우내 에어컨 내부에서 번식한 곰팡이 포자는 가동과 동시에 우리 가족의 호흡기로 들어옵니다.
"업체 부르자니 비싸고, 내가 하자니 고장 날까 봐 겁나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전문 장비 없이도 집에서 물티슈와 칫솔만으로 끝내는 벽걸이 에어컨 셀프 청소법입니다. 업체 부르면 10만 원이지만, 혼자 하면 0원입니다.
준비물은 간단하게
거창한 공구는 필요 없습니다. 집에 있는 물건들로 충분합니다.
- 필수: 물티슈, 칫솔(또는 청소 솔), 분무기(물), 드라이버, 사다리(또는 의자)
- 선택: 에어컨 세정제(다이소 등에서 구매 가능), 비닐(바닥 보양용)
STEP 1. 안전이 최우선, 코드 뽑기
가장 기본이지만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감전 사고 예방을 위해 반드시 전원 플러그를 뽑아주세요. 만약 실외기 전원이 별도라면 차단기를 내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다음, 에어컨 겉면과 날개(바람 나오는 곳)에 쌓인 먼지를 물티슈로 가볍게 닦아냅니다.
STEP 2. 필터 분리 및 세척
에어컨 뚜껑(전면 커버)을 양손으로 잡고 위로 들어 올리면 촘촘한 망으로 된 먼지 필터가 보입니다. 살짝 밀어 올렸다가 당겨서 빼냅니다.
필터에 쌓인 먼지는 샤워기 수압으로 씻어내거나, 중성세제(주방세제)를 푼 물에 칫솔로 살살 문질러 닦아줍니다. 세척 후에는 그늘에서 바짝 말려주세요. (햇볕에 말리면 플라스틱이 변형될 수 있습니다.)
STEP 3. 냉각핀(열교환기) 청소
필터를 빼내면 보이는 은색 금속 판들이 바로 '냉각핀'입니다. 여기가 시원한 바람을 만드는 핵심이자, 결로 현상으로 곰팡이가 가장 많이 피는 곳입니다.
- 냉각핀 결대로 칫솔을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며 먼지를 제거합니다.
- 시중에서 파는 '에어컨 세정제'나 '구연산 수(물 10 : 구연산 1)'를 냉각핀에 충분히 뿌려줍니다.
- 5~10분 정도 불린 뒤, 분무기에 깨끗한 물을 담아 뿌려서 헹궈줍니다. (이때 오염된 물은 배수 호스를 통해 밖으로 나가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STEP 4. 냄새의 주범, 송풍팬 닦기 (핵심!)
많은 분이 필터만 청소하고 "왜 냄새가 안 없어지지?"라고 합니다. 진짜 범인은 바람 나오는 구멍 안쪽에 있는 원통형 '송풍팬(블로우팬)'입니다. 휴대폰 플래시로 안쪽을 비춰보세요. 팬 날개 사이사이에 검은 곰팡이가 덕지덕지 붙어있을 겁니다.
- 손으로 날개(루버)를 살짝 벌립니다.
- 나무젓가락 끝에 물티슈를 두툼하게 감거나, 긴 붓을 이용해 송풍팬 날개 사이사이를 닦아줍니다.
- 물티슈가 까맣게 변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닦아내는 게 포인트입니다. 이 과정만 잘해도 냄새의 90%가 사라집니다.
STEP 5. 송풍 건조로 마무리
청소가 끝났다면 분해한 필터를 다시 끼우고 전원을 켭니다. 그리고 '송풍 모드(또는 공기청정 모드)'로 30분에서 1시간 정도 가동해 줍니다. 내부에 남아있는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곰팡이가 다시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평소 관리 꿀팁: 끄기 전 10분 투자
에어컨을 끄기 전, 반드시 '송풍'이나 '자동 건조' 기능을 이용해 10분 이상 내부를 말려주는 습관을 들이세요. 이것만 지켜도 매년 곰팡이 청소를 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전문가가 와서 분해 세척을 하는 것만큼 완벽하진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10만 원씩 쓰기 부담스럽다면, 봄철에 한 번씩 이렇게 셀프 청소만 해줘도 쾌적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2026년 여름, 곰팡이 없는 상쾌한 바람과 함께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혹시 드럼세탁기 고무 패킹 곰팡이 제거법이나 건조기 콘덴서 관리법도 궁금하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깨끗한 살림을 응원합니다.